[2022-12-07] 강원도민일보
흔히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잘 알려져 있는 일산화탄소 중독은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무색, 무취, 무미, 비자극성 가스인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상태를 말한다.
연탄가스 뿐만 아니라, 보일러 배기가스, 화목보일러 배출가스 누출로 인한 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캠핑 때 좁은 텐트에서 난방기구나 불을 피우고 자다가 중독되는 경우, 자동차나 밀폐된 공간에서 히터를 켜 둔 채 환기가 되지 않는 상황 등 다양한 중독경로를 보인다.
우리 몸 속의 혈액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있는데,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에 산소보다 250배 쉽게 결합한다. 따라서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제대로 실어 나르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산소결핍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나 뇌, 심장, 근육 등과 같이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장기의 기능이 저하돼 중독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일산화탄소 중독의 초기에는 다른 질환과 감별하기 쉽지 않다. 낮은 농도에 노출되는 경우 초기에는 기운 없음, 두통, 어지럼증, 구역, 구토 등이 나타나며 고농도에 장기간 노출되고 심해지면 기면, 혼수와 같은 의식장애를 보일 수 있고 발작, 호흡마비, 심장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중독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사망하는 경우들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비특이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 같은 경우 일산화탄소 중독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며 의심이 될 때는 동맥혈가스분석을 통해서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 수치를 측정해봐야 한다. 검사가 끝난 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판명되면 산소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대기 중에서 일산화탄소 헤모글로빈의 반감기는 5시간이지만 100% 산소를 공급하면 1시간으로 단축된다.
의식이 떨어지거나, 심근허혈의 증거가 있거나, 임산부 등의 환자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고압산소치료를 고려한다.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일산화탄소에 더 강하게 결합하므로 임신 시에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태아가 산모보다 더 많은 손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은 바로 치료될 수 있으나 문제는 아직까지 그 기전이 밝혀지지 않은 지연성 신경정신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회복됐던 환자에서 빠르게는 2~3일 뒤부터 길게는 수개월 뒤에 다양하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매, 기억상실증, 정신병, 파킨스니즘, 마비, 무도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기전자체도 잘 모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만 있을 뿐 아직 정해진 치료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일산화탄소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집안의 난방기에서 불완전연소가스가 새지 않는지 사전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실내에서 탄소 연소를 하지 않도록 하고, 가스노출이 의심이 되면 빨리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해당 장소에서 벗어나야 한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