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08 18:36
[2019-03-13]
당뇨발 관련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조재호 교수님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09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병증(당뇨발)으로 족부 절단술을 받은 경우는 9155건에 이른다. 게다가 2009년 1214명이던 절단 환자는, 2010년 1348명, 2011년 1480명, 2014년 1747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학계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15~20%가 평생 한 번 이상을 당뇨발로 입원한다고 보고 있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길 수 있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굳은 살이 배기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무좀이 생기는 등 여러 질환이 있지만 가장 흔하고 문제가 되는 증상은 궤양이다. 발에 난 상처가 세균에 감염되면서 조직이 서서히 괴사한다. 만에 하나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심각한 경우 발이나 다리의 일부를 잘라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발에 상처가 생겨도 며칠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라면 발에 경미한 상처가 나더라도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발궤양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지 정형외과와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혈액순한 원활치 않아 당뇨발 상처 회복 더뎌
당뇨병에 걸리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신체 끝부분인 팔과 다리의 신경과 조직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고(말초혈관질환), 말초신경이 망가지면서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신경병증)이 나타난다.
물론 건강한 사람도 발궤양에 걸린다. 다만 건강한 사람은 발에 상처가 나면 통증을 느껴 쉽게 인지하고, 혈액순환이 잘 일어나 회복도 빠르다.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발의 감각이 무뎌진 탓에 발에 상처가 생겨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며 “면역력이 떨어져 상처가 한번 생기면 회복이 더디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경미한 상처를 낼 만한 찰과상에도 당뇨병 환자는 세균에 감염돼 발궤양으로 이어진다. 고령이고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는 올라간다.
만약 발에 난 상처가 크지 않거나 깊지 않으면 상처를 소독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 스스로 소독하는 일은 절대 금물이다. 잘못된 소독방법 때문에 오히려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재호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문의가 발에 난 상처를 자세히 살펴보고 혈관과 신경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상처가 깊지 않다면 일반적인 소독 치료와 항생제를 쓰면 되지만, 혈관이 좁아지는 등 문제가 생겼다면 아스피린처럼 혈류를 좋게 하는 약물을 쓰거나 혈관을 뚫는 시술, 인조혈관으로 혈관을 우회하는 수술 등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부가 이미 세균에 감염됐다면 해당 균에 맞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미 괴사가 진행된 조직은 떼어내고(변연절제술) 없어진 피부와 깊은 살 조직을 복원시키는 수술을 해야 한다. 주로 허벅지나 사타구니 부위의 살에서 건강한 피부 및 조직을 혈관과 함께 걷어내 없어진 피부 및 조직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때 건강한 조직의 혈관과 결손 부위의 혈관을 이어줘야(미세혈관문합술) 새로운 피부가 건강하게 살아난다.
조 교수는 “궤양을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해 피부 깊숙한 곳이나 뼈까지 세균에 감염된 경우라면 괴사한 부분을 절단해야 한다”며 “당뇨병 환자가 발에 상처가 났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내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팀은 최근 2010년 이후 당뇨병으로 인한 족부절단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는 “절단률은 비슷하지만 최근들어 최소 부위를 절단하는 수술이 늘고 큰 부분을 절단하는 수술이 줄고 있다”며 “발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치료법이 발달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발 관리’와 ‘혈당 조절’
당뇨병 환자가 당뇨발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전문의들은 ‘발을 매일 관리하는 습관’과 ‘혈당 조절’을 꼽았다. 홍 교수는 “당뇨발이 한번 발생하면 치료하는 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잘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당뇨병 환자들이 발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당뇨발을 치료해 다 나았더라도 혈당을 꾸준히 정상 수치로 유지해야 한다.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당뇨발이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최근에는 기존 당뇨발 치료법에 고압산소치료요법을 병행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압산소치료요법은 지난해 12월 강릉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됐던 학생들이 받았던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치료법은 2기압 이상인 100% 산소로 가득 찬 챔버에 들어가 90분간 온몸으로 흡입하면서, 조직 내 산소포화도를 5배 이상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혈류량이 늘어나 상처가 낫는 데 도움이 되고, 일시적으로 혈관이 수축하면서 부종이 가라앉는다. 또 고압산소 치료 중에 발생하는 슈퍼옥사이드가 항균작용을 한다. 슈퍼 옥사이드는 항생제와 결합해 약물 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고압산소치료요법을 주로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잠수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바다와 가까운 대형병원 중에 관련 장비를 갖춘 곳이 많다. 현재 30곳 정도가 갖추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조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미 당뇨발을 치료하는 데 고압산소치료요법이 널리 사용 중”이라며 “ 국내에서도 지난 1월부터 고압산소치료요법 보험 적용 기준에 당뇨발이 들어간 만큼 앞으로 많이 사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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